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리뷰, 로리 왕국 집들이

마침내. 부산에. 월드가! 기다리던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 부산)’이 정식으로 개장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부지에 롯데월드가 생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인지는 몰라도 개장이 계속 지연되었고, 정식 개장일이 확정된 시점에도 활발한 사전 홍보 없이 비교적 조용히 개장했다는 점이 의아한 부분이다. 필자는 정식 개장 첫 주말에 롯데월드 부산에 방문했다.

 

파크 컨셉

로리 여왕이 다스리는 동화속 왕국, 매직 포레스트라는 컨셉에 맞게 숲속의 공간, 자연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테마 구역들이 조성되어있다. 마법에 걸린 동화속 세상처럼 요정들과, 말하는 나무 등 신비한 오브젝트가 매력적이고, 파크의 상징 ‘로리 캐슬’의 웅장함이 돋보인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는 다르게 로리가 여왕이 되어 다스리는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주요 어트랙션, 콘텐츠

롯데월드 부산에는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롤러코스터 2종을 비롯해 17종의 어트랙션이 준비되어있다. ‘자이언트 스플래쉬’는 청량감 있는 트랙 색상으로 외관부터 압도하는 기종으로, 급발진하여 트랙을 왕복하다가 절정에는 물보라를 튀겨 시원함까지 경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다. ‘자이언트디거’ 또한 자이언트 스플래쉬와 마찬가지로 급발진으로 트랙을 질주하는 롤러코스터다. 언더랜드 오거들의 광산열차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자이언트디거는 루프를 포함한 트랙 자체의 규모가 큰 편이고, 다양한 특수트랙으로 어지러움을 유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매직 페어리 밴드, 로티스 매직포레스트 퍼레이드, 우정의 세계여행 등 다양한 공연도 시간대별로 진행되고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퍼레이드 특성상 야외에서 진행되었을 때 특유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있는데, 롯데월드 부산은 잠실과 다르게 야외 테마파크라서 이러한 퍼레이드 특유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왔다. 또한,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트랙을 이용하여 서빙하는 ‘푸드드롭 레스토랑’도 만나볼 수 있지만 개장 초기에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롯데월드 부산 리뷰

  • 부족한 IP를 롯데월드 캐릭터로 풍성하게 채워넣은 점이 인상적
  • 야외에서 진행되는 웅장하고 화려한 퍼레이드
  • 파크 컨셉에 어울리는 퍼레이드와 퀄리티 높은 음악

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해외 대형 테마파크를 다니다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캐릭터, 영화 작품’ 등을 활용한 어트랙션, 콘텐츠들이 많아서 더욱 재밌게 몰입하여 즐길 수 있다. 시장과 예산 규모 등의 차이가 있어 드러나는 한계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월드 부산은 그나마 우리에게 친숙한 ‘로리’를 적극 활용하여 컨셉을 잡고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IP를 잘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파크 컨셉에 어울리는 퍼레이드 콘텐츠와 퀄리티 높은 음악도 인상적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파크 전반적으로 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안내 방송 시에도 활용되고 있어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국내 테마파크 퍼레이드 음악 중 가장 마음에들었다. 동심을 찾은 이 기분.

 

  • 디테일한 공간 디자인 덕분에 모든 곳이 포토존
  • 롯데월드의 파크 운영 노하우를 적용해 쾌적하고 즐거운 경험

파크 부지에 어트랙션이 적절히 배치되어있고, 그 사이를 지나는 길도 디테일하게 디자인되어있어 모든 곳이 포토존이다. 대표 포토존인 말하는 나무는 물론이고 정말 산 중턱에 있는 동화속 성과 같이 성 외곽으로 나있는 길과 그 가운데 있는 로리 얼굴까지도 완벽하다. 성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파크의 지리적 특징이나 컨셉과 잘 맞는 디자인이 돋보였다.

게다가 이러한 포토존에서 DSLR로 사진을 촬영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에서도 회전목마 앞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외에도 ‘매직패스, 운영,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롯데월드의 파크 운영 노하우를 적용해 입장객들은 쾌적하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 파크 컨셉은 좋으나, 의도한 컨셉이 잘 묻어나지 않음
  • 퍼레이드를 위한 메인 광장이 아쉽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로리 여왕이 다스리는 동화속 왕국’이라는 컨셉과 친숙해서 보기만해도 설레는 로리 캐릭터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로리 여왕 산하에 있는 오거 캐릭터는 귀엽기는 하지만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맛은 없고 투박한 느낌이다. 캐릭터 자체의 퀄리티는 좋은데 로리 여왕 직속 캐릭터로 삼기에 뭔가 설레고 몽글몽글한 감정은 없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매력적인 컨셉을 잘 풀어내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컨셉과 관련된 오브젝트는 디테일이 부족했고, 사실상 스토리텔링을 담당할 어트랙션 자체도 없기 때문에 그냥 ‘어트랙션의 디자인’ 정도만 보고 컨셉을 유추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이미 다녀온 사람들은 ‘농장이 컨셉이냐?’는 말까지 나오게 되는 것이다.


  • 어트랙션 수가 적고, 특히 스릴 기종은 4종 정도로 극히 일부
  • 신규 테마파크이나 다크라이드 시설이 없음
  • 최근 테마파크 트렌드인 VR, AR 시설이 없음

컨셉과는 별개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중~고생 이상의 연령대가 즐길 수 있을만한 스릴 기종은 ‘자이언트 3형제, 오거스후룸’ 정도로 총 4종류 밖에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게다가 2022년에 개장하는 신규 테마파크임에도 불구하고 입장객들에게 컨셉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다크라이드 시설’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또한, 최근 테마파크 트렌드인 VR이나 AR 시설이 없고 일부 어트랙션을 제외하면 ‘그냥 유원지스러운 시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최신 기술이 도입된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개장 초기라서 최소한의 어트랙션으로 입장객들의 흥미를 끌고, 리프레시가 필요한 시점에 저비용의 투자로 경험의 변화를 크게 이끌어낼 수 있는 VR, AR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현시점에서 아쉽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겠다.

 

  • 방문객 수용량 대비 식사 공간이 부족
  • 벤치 등의 앉을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지 않음

개장 초기라 그런지 몰라도 식사 공간도 부족했다. 가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롯데리아의 좌석수는 파크 규모에 비해 매우 작고, 이 외의 푸드코트도 점심 시간에는 자리가 없어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해외 대형 테마파크에는 (가성비는 별로지만) 한정된 메뉴를 배급 형태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화 되어있으나, 롯데월드 부산은 일반 식당가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벤치 등의 앉을 공간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야외 공연장에는 많은 의자가 있지만, 이 외에 벤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공간에 막상 벤치가 없어 아쉬웠다. 실제로 필자가 방문한 날에도 앉을 곳이 없어 파크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 실내 어트랙션 부족으로 날씨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
  • 테마파크 면적 자체가 넓지 않음

롯데월드 부산은 야외 시설로만 구성되어있다. 야외라도 일부 공간은 지붕이 있는 보행로 형태로 꾸미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날씨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야외 테마파크라면 불가피한 부분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라 하기는 어렵겠다.

진짜 아쉬운 점은 테마파크 면적 자체가 넓지 않다는 것이다. 개장 전 계획 당시에는 에버랜드와 비교할 정도로 넓은 부지를 활용할 것이라 소문이 돌았지만, 실제 개장된 면적은 약 16만 제곱미터로 에버랜드의 약 1/9 수준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을 천천히 돌아보더라도 크게 힘들지 않을 정도로 면적이 넓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부산에 대형 테마파크가 생겼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여 그랜드 오픈까지 했다는 점에 감사하기까지 한 심정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 추억을 담당했던 롯데월드 스카이프라자 이후로 부산에 롯데월드가 생길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하는 마음으로 정식 개장만을 기다렸다.

매직 포레스트라는 컨셉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위치와 지형 특성도 인상적이었고, 아시아 최초 롤러코스터 2종류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었다는 점도 돋보였다. 다만, 최신 테마파크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어트랙션 구성과 스토리텔링은 아쉬웠다. 다크라이드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 등 컨셉을 표현하고 전달함에 있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보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트랙션을 즐기기에는 ‘드라켄, 크라크, 파에톤, 발키리, 토네이도’ 등 인간 탈곡기를 넉넉하게 보유한 경주월드가 훨씬 좋아보였고, 그렇다고 롯데월드 부산이 경주월드대비 테마나 컨셉에 대한 스토리텔링 요소가 풍부한 것도 아니다보니 조금 애매하게 느껴지는 점이 분명히 있다. 이는 앞으로 파크를 운영하면서 지속 개선하고 발전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잘 만든 공간이고,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어트랙션도 준비되어있는 곳이다. 귀여운 로티, 로리를 만날 수 있는 부산 최대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부산 사람이라면,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들리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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