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이 출시된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필자는 이제서야 구입했다. 2017년 3월에 출시되어 한국에는 2017년 12월 정식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는 휴대용과 거치형 자유자재로 변환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출시 당시에도 경쟁사들대비 성능이 좋지 못하였으나, 약 5년이 지난 지금도 동일한 성능의 OLED 버전을 새로 내놓으면서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닌텐도는 굳이 왜 최초 발매 제품과 동일한 성능에 디스플레이만 향상시킨 모델을 내놓았는지에 대해 OLED 모델 사용 소감과 함께 다뤄보려한다.
닌텐도 스위치 OLED 리뷰
전작과 동일한 성능이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변화가 꽤 있다. 전작대비 전체적으로 가로 폭이 3mm 정도 커지고,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육안으로 보더라도 전작대비 화면 크기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본체 재질의 변화도 있는데 디스플레이 부분이 전작의 플라스틱에서 강화유리로 변경되고 테두리 부분도 유광 재질을 적용하면서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거치 스탠드도 면적이 넓어지고 2개의 힌지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훨씬 안정적으로 거치가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이 있을까?
결론은 OLED 제품을 잘 출시했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성능과 해상도에 디스플레이만 커지고 OLED로 변경되면서 오히려 PPI가 줄어들어 시각적으로 좋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 시에는 오히려 OLED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커진 디스플레이 + 줄어든 베젤 덕분에 휴대용으로 게임을 즐길 때 몰입감이 극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스피커의 향상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디스플레이의 변화가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했다.
다만 거치 모드 위주로 게임을 즐긴다면 업그레이드된 디스플레이를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작과 게임 플레이 경험에서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OLED 모델 거치 독에는 유선 LAN 포트가 있어서 더욱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있지만 독 모드 특성상 이미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안정적인 곳인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닌텐도 스위치 OLED,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닌텐도 스위치를 처음 구매하면서 거치 모드보다 휴대 모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면 고민 없이 OLED 모델을 추천한다. 다만 이미 닌텐도 스위치 배터리 개선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성능의 차이는 없으니 굳이 OLED 모델로 업(옆)그레이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를 처음 구매하지만 휴대모드를 거의 염두하지 않고 독 모드 위주로 게임을 즐길 예정이라면 일반 모델을 추천한다. 현재 일반 모델은 OLED 모델대비 약 7~8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동일한 성능의 게임기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왜 OLED를 내놓았을까
낮은 성능의 닌텐도 스위치지만 콘솔 게임을 휴대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스위치만의 강점이다. 게다가 조이콘으로 다양한 체험형 게임을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서 단순히 스위치를 낮은 성능만으로 저평가 할 수 없는 제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약 5년이 지난 제품이라 차기작이 나와도 진작 나왔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차기작도 아닌 OLED 모델 발표는 조금 뜬금없기는 했다. 닌텐도에서는 ‘스위치를 최초 발매하면서, 모델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검토를 하고 있었고 이러한 일환으로 구체화하여 내놓은 제품이 OLED 모델’이라고 밝혔다.
- 여전히 인기 많은 닌텐도 스위치 게임
- 여전히 잘 팔리는 스위치
동물의숲, 젤다, 마리오 등 닌텐도의 강력한 IP는 다양한 스위치 독점작을 내놓는 기반이 되었고, 이를 즐기기 위해 스위치를 구매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또한 2022년에도 별의커비 디스커버리가 출시되었고, 이후 스플래툰3와 젤다의전설 야생의숨결 후속작 등 굵직한 타이틀이 지속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마리오카트8 확장팩 출시와 일부 게임의 무료화, 지속적인 온라인 플레이 경험 강화 등 스위치로 즐길거리는 여전히 많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OLED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부분이다.
경쟁사쪽을 살짝 보더라도, 여전히 수요대비 현저한 공급 부족사태로 본체를 사고 싶어도 못사는 상황인데, 스위치는 동물의숲 대란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을 하고 있어 지금은 정가대비 할인된 금액을 모든 모델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게다가 OLED 모델은 출시 6개월여만에 판매량 580만대를 돌파할만큼 여전히 닌텐도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고객층이 많다는 점도 굳이 차세대 제품을 급하게 내놓지 않는 이유가 될 것이다.
- 성능을 제외한 모든 게임 경험을 강화
- 스위치는 닌텐도 게임을 구동하는 플랫폼일 뿐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IT제품은 성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스위치는 전용 게임을 부담 없이 구동할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성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오히려 고성능 칩셋으로의 업그레이드는 기 출시작들과의 호환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성능 업그레이드 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그래서 닌텐도는 다른 관점에서 업그레이드 요소를 찾았을 것이며, 그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 였을 것이다. OLED를 탑재해 선명해지고 더 커진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으로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운드 품질도 향상되어 휴대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에게는 분명히 큰 변화를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마리오, 동물의숲, 젤다의전설, 커비 등 닌텐도 스위치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라인업들이 매우 많고 이러한 독점작의 퀄리티가 상당하기 때문에 동일한 성능의 하드웨어를 내놓더라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닌텐도를 보면서 ‘콘텐츠만 잘 만들면 하드웨어에서 조금의 고집을 부리더라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다’ 는 생각을 했다. 또한 플랫폼과 IP의 파워를 체감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1~2년 내에 고성능 스위치는 좀 어떻게 안될까 싶은 사용자의 바람은 있다는 말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