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는 아니지만, 필자는 마우스 선택에 나름의 기준이 있다. 지금까지는 가장 크게 고려를 했던 부분이 ‘휴대성’. 집에서만 진득히 앉아서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하고, 마우스 자체가 대부분 그립감을 위해 가방에 넣었을 때 그 존재감을 너무 드러내는 제품이 많아서 특별히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을 선택해왔다. 그래서 필자는 대표적으로 로지텍의 페블 마우스로 불리는 M350을 가장 즐겨 사용한다. 일을 할때도 페블을 사용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페블 마우스만 사용한 것은 또 아니다. 집에서만 사용하는 랩탑에는 MX MASTER3, 애플 제품에는 애플마우스 등 다양한 제품을 나름의 기준을 두고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 필자가 지금껏 써온 마우스를 소개하고, 간단히 리뷰를 남겨보려한다. 먼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언급된 페블 마우스부터.
로지텍 페블 M350
그냥 보기에는 그립감이라고는 도저히 고려하지 않았을 것만 같은 디자인이지만, 생각보다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예전에 MS 디자이너 마우스를 사용했었던 적이 있는데 디자이너 마우스보다 그립감이 좋고, 업무용으로 장시간 사용하더라도 필자 기준에서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그립감이 좋다는건 아니다.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들 중에서 생각보다 괜찮다는 것.
수신기나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이 가능하고 별도의 기능키 없이 기본적인 L, R 휠 스크롤만 지원하는 제품이지만, 훌륭한 마감과 뛰어난 휴대성 덕분에 회사에서도 랩탑과 마우스를 함께 챙겨 회의실을 오갈때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우스 중 하나다.
애플 매직마우스2
맥북과 아이패드에서(거의 맥북에서만 사용)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제품이다. 맥북은 USB-A 포트가 없어 수신기를 필요로하는 G304와 같은 제품은 이용하기 번거롭고, 이 외에도 애플마우스 외에 로지텍 페블이나 중저가형 타 브랜드 마우스를 연결했을 때 설명하기 힘든 이질감이 느껴졌다. 커서 이동과 스크롤이 매끄럽지 못한 등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으면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점이 느껴져서 매직마우스2를 구입한 것.
결론적으로 맥북과는 아주 완벽한 호환성을 보여준다. 다양한 제스처 기능을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할 수 있고, 제스처 감도 또한 매우 훌륭하다. 그리고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휴대성 측면에서도 로지텍 페블만큼 뛰어난 휴대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립감은 필자가 지금까지 사용한 많은 마우스 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다. 심지어 ‘이걸 돈주고 산걸까?’ 싶은 도서관의 정보검색용 PC의 마우스보다도 그립감이 훨씬 좋지 않다.
장시간 이용할수록 피로도가 극도로 쌓이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맥북 자체를 이용하는 빈도가 낮아질 정도로 매직마우스2의 그립감은 상당히 아쉽다. 물론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을 해서 1~2시간 정도 사용 시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아직도 2~3시간 이상 장시간 작업을 할 때는 매직마우스2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직마우스2 구입을 후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맥북과 연결했을 때 그 호환성, 특유의 매끄러움을 가장 완벽하게 경험할 수 있는 마우스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가장 이상적인 마우스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지만 여전히 그립감이 가장 높은 진입 장벽이므로, 언젠가는 애플이 매직마우스2 외에 그립감에 초점을 둔 다른 컨셉의 마우스도 공식적으로 출시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G304
G304는 로지텍의 무선 게이밍 마우스다.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그립감이 매우 훌륭하고 무게감이나 감도가 적절해서 다방면으로 가장 무난하고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블루투스 연결은 지원하지 않고 USB-A 타입의 수신기를 통해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과 비교적 가벼운(고급스럽지 못한)느낌의 휠스크롤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 제품은 필자가 집에서만 사용하는 랩탑에 연결하고 주력으로 사용한다. 아무래도 별도의 수신기가 필요하고, 두께감 자체가 휴대를 하기에 적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는 마우스를 클릭했을 때 소음이 아주 미세하게 큰 편이다. 사실 아주 조용한 환경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이 제품은 로지텍 종특으로 알려져있는 더블클릭 현상이 발생한다. 뽑기운이 좋은 필자에게는 발생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필자도 10개월 정도 사용했을 때 더블클릭 현상이 발생하여 무상 교환을 받았었다. 10개월에서 1년 정도 사용하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보니 시한폭탄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극단적으로 생각하더라도 ‘AS기간 내에 무상 교환을 1번 받고 2~3년 정도만 마우스를 사용한 뒤 버린다’고 하더라도 인터넷 최저가 기준 3~5만원의 가격대비 만족도는 매우 높은 제품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마우스를 추천해달라하면 큰 고민 없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G304를 많이 추천해주고는 한다.
로지텍 MX MASTER3
이름만큼이나 사무용 마우스 중에서도 끝판왕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시간 사용 시 손목 보호를 위해 적절히 기울어져 있는 버튼과 훌륭한 그립감, 세로 휠 외에 엄지 존에 위치한 가로 휠까지. 전체적으로 대체재가 없는 훌륭한 제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휠 스크롤 시 한 칸씩 걸리는 느낌으로 스크롤 하거나, 걸리는 느낌 없이 아주 부드러운 무한 스크롤도 가능해서 원하는 설정을 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L, R, 세로 휠, 가로 휠, 앞, 뒤 버튼 외에 기능 버튼이 존재하여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이 때 앱 별 원하는 기능을 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뛰어나다.
가로 휠을 동영상 플레이어에서는 되감기, 빨리감기로 사용할 수 있고, 라이트룸에서는 0.10 단계씩 조정할 수 있는 버튼으로, 웹브라우저에서는 탭 이동 버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게다가 윈도우는 물론이고 맥에서도 전용 프로그램(로지텍 옵션)을 통해 조금만 설정을 건드려주면 애플 매직마우스2를 사용하듯이 매끄러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맥 환경에서도 충분히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로지텍 FLOW 기능도 꽤 유용한데, PC1과 PC2를 동시에 연결한 뒤 FLOW 기능을 활용하면 기기 전환 버튼을 클릭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른 기기로 이동할 수 있다. 전환이 생각보다 매우 빨라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다. 참고로 윈도우PC와 맥북 사이도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다.
이 제품도 고질적으로 휠씹힘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아직 필자가 경험하지는 못했고, 무한 휠 모드가 아니라면 그나마 매우 치명적인 문제는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래도 이 정도 가격의 마우스가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이 좋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오른손 기준으로 설계되었다는 점도 아쉽게 느껴질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렇게 필자가 사용하는 마우스를 정리해봤는데, 이 외에도 마우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리고 이 다양한 마우스 중에서도 기능성, 휴대성, 성능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잘 판단해서 본인의 작업 환경에 맞는 올바른 제품을 골라 사용하도록 하자.